개발 견적서를 받아보면, 익숙하지 않은 용어와 항목들이 줄줄이 나옵니다. "PM 1MM", "시니어 개발자 2MM", "QA 0.5MM" — 도대체 이게 무슨 뜻이고, 이 금액이 적절한 건지 판단이 안 됩니다.
견적서를 제대로 읽을 수 있어야, 비교도 가능하고 협상도 가능합니다.
MM(Man-Month)이란
견적서에서 가장 자주 보는 단위입니다. 1MM은 한 사람이 한 달 풀타임으로 투입된다는 뜻입니다.
- 시니어 개발자 2MM = 시니어 개발자가 2개월 풀타임 투입
- PM 0.5MM = PM이 보름간 투입
- 디자이너 1MM = 디자이너가 1개월 투입
여기에 등급별 단가가 곱해집니다. 기술 등급에 따라 월 단가가 다릅니다.
- 초급 개발자: 월 600~900만 원
- 중급 개발자: 월 900~1,300만 원
- 고급(시니어) 개발자: 월 1,200~2,000만 원
- 특급/기술사: 월 1,800~2,500만 원 이상
- PM/PL: 월 1,000~1,800만 원
이 단가는 개발자의 월급이 아닙니다. 재경비와 기술료가 포함된 금액입니다.
재경비란 회사를 운영하는 데 들어가는 간접 비용입니다. 사무실 임대료, 전기/인터넷, 업무용 소프트웨어 라이선스(IDE, 디자인 툴, 클라우드 서비스, 협업 도구 등), 4대 보험, 퇴직금 적립, 장비 감가상각 — 개발자 한 명이 일하려면 월급 외에도 이만큼의 비용이 발생합니다.
기술료는 회사가 축적한 기술력과 노하우에 대한 대가입니다. 수년간 쌓아온 프로젝트 경험, 내부 라이브러리, 최적화 노하우 — 이것들이 프로젝트에 녹아들어가는 비용입니다.
그래서 "개발자 월급이 500인데 왜 단가가 1,200이냐"고 하시면, 나머지가 재경비 + 기술료 + 이윤입니다. 이건 부풀리는 게 아니라, 회사가 지속적으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구조적 비용입니다.
재경비/기술료가 부담되면?
프리랜서를 직접 고용하거나, 정직원 개발자를 채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단가는 확실히 낮아집니다. 하지만 그 대신 직접 감당해야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 프리랜서 고용: 단가는 낮지만, 프리랜서는 일반적으로 기간 계약입니다. 3개월 계약이면 3개월 동안만 대응이 가능한 고용 형태입니다. 계약 기간이 끝나면 하자보수 요청이 어렵습니다. 다른 프로젝트로 넘어간 프리랜서에게 "저번에 만든 거 버그 있는데요"라고 하면, 별도 비용을 요구하거나 대응 자체가 안 될 수 있습니다. 퀄리티 검증도 직접 해야 합니다.
- 정직원 채용: 장기적으로는 좋지만, 실제로 능력 있고 믿을 만한 개발자를 뽑는 건 굉장히 어렵습니다. 이건 중소기업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연봉을 많이 주는 대기업 안을 들여다봐도, 진짜 잘하는 개발자를 찾는 건 쉽지 않습니다. 면접에서 잘 말한다고 실무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기술은 좋은데 소통이 안 되는 경우도 있고, 다 괜찮은데 6개월 만에 이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채용 공고 올리고, 서류 검토하고, 면접하고, 연봉 협상하고, 온보딩시키는 데 수개월. 채용했는데 안 맞으면 또 처음부터. 그리고 4대 보험, 퇴직금, 장비, 사무실, 교육 비용이 월급 위에 추가됩니다.
외주 개발사에 맡기면 이 모든 관리 비용이 단가에 포함되어 있는 겁니다. 하자보수 계약으로 납품 후 버그 대응이 보장되고, 인력이 빠져도 회사 차원에서 대체 인력을 붙여줍니다. 프로젝트가 끝나면 인건비가 0원이 됩니다. 정직원은 프로젝트가 없어도 월급이 나갑니다.
결국 "단가가 높다"는 것은 "관리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직접 관리할 역량과 시간이 있으면 프리랜서나 직접 고용이 합리적이고, 그렇지 않으면 외주 단가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같은 기능인데 견적이 다른 이유
A 회사 견적: 2,000만 원. B 회사 견적: 5,000만 원. 같은 기능을 요청했는데 왜 이렇게 다를까요?
포함 범위의 차이
견적서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항목들입니다.
- 기획 포함 여부: 화면 설계서를 클라이언트가 주는지, 개발사가 만드는지
- 디자인 포함 여부: UI/UX 디자인이 별도인지, 견적에 포함인지
- 관리자 페이지: 사용자 화면만인지, 관리자용 백오피스도 포함인지
- 테스트/QA: 개발사가 테스트까지 하는지, 클라이언트가 직접 하는지
- 배포/인프라: 서버 세팅, 도메인 연결, SSL 설정이 포함인지
- 인수인계: 소스코드, 문서, 운영 가이드 전달이 포함인지
2,000만 원짜리에 기획, 디자인, QA, 인수인계가 빠져있다면, 이것들을 따로 해결하는 데 추가 비용이 발생합니다. 결국 총비용은 5,000만 원과 비슷하거나 더 많아질 수 있습니다.
"저렴한 견적서"가 비싸지는 패턴
낮은 견적에는 구조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패턴 1: 범위 축소 후 추가 청구
"이 기능은 별도입니다." 초기 견적에는 핵심 기능만 포함하고, 개발 중간에 당연히 필요한 기능들을 추가 비용으로 청구하는 방식입니다.
패턴 2: 주니어 투입
견적이 낮은 만큼 경험이 적은 개발자가 투입됩니다. 개발 기간이 늘어나고, 품질 문제로 재작업이 발생합니다.
패턴 3: 사후 지원 미포함
납품 후 버그가 발견되면 "유지보수 계약을 따로 하셔야 합니다." 런칭 직후가 가장 수정이 많은 시기인데, 이때 추가 비용이 발생합니다.
견적서를 받으면 확인할 체크리스트
- 투입 인력의 등급과 기간이 명시되어 있는가?
- 기획, 디자인, QA, 배포가 포함인지 별도인지 명확한가?
- 무상 수정 범위와 기간이 적혀있는가?
-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조건이 명시되어 있는가?
- 소스코드 인수인계 방법이 적혀있는가?
견적서는 금액만 보는 문서가 아닙니다. 무엇이 포함되어 있고, 무엇이 빠져있는지를 읽는 문서입니다. 싼 견적서가 나쁜 것도 아니고, 비싼 견적서가 좋은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건 그 금액에 무엇이 담겨있는지를 정확히 아는 것입니다.
*견적서 비교가 어렵거나, 받은 견적이 적절한지 판단이 필요하시다면, 프로젝트 상담을 통해 문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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