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듣고 싶은 말이 가장 위험한 이유
여러 업체와 미팅을 하다 보면 유독 시원한 곳이 있습니다. "3개월이면 됩니다." 옆 업체는 5개월이라는데, 더 빠르고 더 싸다니, 여기서 멈추고 생각해 볼 것이 있습니다. 일정은 아직 아무도 정확히 알 수 없는 시점에, 가장 자신 있게 말하는 쪽이 계약을 가져가는 구조라는 것입니다.
일정 약속이 기술 판단이 아니라 영업 멘트가 되는 인센티브가 업계에 실제로 존재합니다.
3개월이 8개월이 되는 메커니즘
착수 후 범위가 구체화됩니다. 계약 전엔 뭉뚱그려져 있던 요구가 개발이 시작되면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시원했던 업체는 이렇게 답합니다. "그건 범위 외라서 추가입니다." 3개월 약속은 지켜집니다. 범위를 줄이는 방식으로요.
내 프로젝트만 하는 게 아닙니다. 여러 프로젝트가 병렬로 돌아가는 구조에서, 일정 압박이 센 다른 현장에 리소스가 쏠리면 내 프로젝트는 조용히 뒤로 밀립니다. 이 사정은 지연 공지에 절대 등장하지 않습니다.
리스크를 미리 말하면 수주를 놓치니까. 정직한 회사일수록 "이 부분은 열어 봐야 압니다"라고 말하는데, 이 말은 미팅에서 손해를 봅니다. 그래서 리스크는 침묵되고, 침묵된 리스크는 일정 후반에 이자까지 붙어 돌아옵니다.
정직한 일정 견적의 생김새
거꾸로 말하면, 믿을 만한 일정 견적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 하나의 숫자가 아니라 범위와 단계로 말합니다 ("코어 6주 + 연동 검증 2~4주"처럼)
- 리스크 목록을 먼저 공개합니다 (무엇이 늦어질 수 있고, 언제 알 수 있는지)
- 발주자의 결정 속도도 일정 변수로 명시합니다. 개발만 일정이 아니니까요
- 격주로 동작하는 결과물을 보여 줍니다. 밀리면 2주 안에 눈에 보이니까요
미팅에서 던질 질문 하나
"일정이 늦어질 수 있는 요인이 뭐고, 늦어진다면 저는 그걸 언제 어떻게 알게 되나요?"
이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하는 회사의 5개월은, 시원하게 약속된 3개월보다 거의 항상 빠릅니다. 저희가 일정과 리스크를 다루는 방식은 회사 소개의 약속 그대로입니다. 위험 목록 사전 공개, 격주 데모, 그리고 밀리면 숨기지 않기.